최근 임실군의회 홈페이지 내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 올라온 일부 글을 보며, 다소 우려스러운 점이 있어 개인적인 의견을 조심스럽게 남깁니다. 해당 게시글은 특정 민원을 다루는 과정에서 주장에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 지번, 위성지도, 현장 사진 등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공익적 문제 제기를 위한 의도였을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예상치 못한 개인정보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스템상, 지번 정보는 등기부등본 발급의 기반이 되며, 이를 통해 토지 또는 건물 소유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일부가 확인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지번 자체가 곧 개인정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여기에 위성사진이나 현장 사진이 함께 제시될 경우 제3자가 특정인의 신상을 유추하거나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정보가 임의로 공개될 경우,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정보보호법상 침해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임실군의회 홈페이지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 게시공간입니다. 즉, 해당 글은 특정 이해당사자나 민원인이 아닌, 전국의 불특정 다수가 열람할 수 있는 정보로 전시된 셈입니다. 물론 글을 올린 분의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을 것이며, 그 진정성 자체를 의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형식이나 정보 공개 방식이 보다 정제되지 않았을 경우, 부당한 오해나 신상 노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구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임실군의회가 아무런 필터링이나 조치 없이 글을 그대로 공개해 두는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최소한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적용하거나, 특정 정보에 대해서는 모자이크나 지번 일부 마스킹 등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보공개와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개인정보를 무방비로 노출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제도의 신뢰성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임실군의회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공적 공간인 만큼, 그 공간 안에서 오히려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시물 관리 기준을 좀 더 정비하고, 사전 모니터링이나 신고기능 등을 강화해 나간다면, 공익성과 사생활 보호를 동시에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단정하는 내용이 아니며, 개인이 느낀 구조적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임실군의회가 주민의 목소리를 더욱 폭넓게 수용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라는 기본적인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길 바랍니다.